[딥워크] 내가 부산스럽기만 하고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를 찾아서

이 책을 읽은 이유
이 책은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읽었었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판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읽기만 하고 큰 감흥 없이 그렇구나... 하고 지나갔었다.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하나에 집중하는 능력'이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는 걸 강력하게 느끼고 있다.
그 이유가 어렴풋이 뭔지는 머리속에서는 이해하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 설명은 못하는 상태였다.
딥워크에서 내가 챙긴 단어 : 피상적 작업
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종종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서 수행하는 부수적 작업.
피상적 작업은 새로운 가치를 많이 창출하지 않으며,
따라하기 쉽다.
현대인의 주의를 빼앗는 세가지 트렌드
- 개방형 사무실
면접을 봤을 때, 기존 세무사무소에서 가지고 있는 사무실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파티션으로 나눠지지 않았고 투명한 아크릴로 책상 간 구분되어 있었다. 동료들에게 언제든지 말을 건네기 쉬운 구조로 보였다.
그간 회사에서 혼자만 일하는 느낌이 들었고,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아서 인터넷 카페를 의지를 많이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 개방형 사무실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직원들과 어떤 세무적 이슈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공유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즉각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그런데 실제 겪어보니 집중을 방해하는 큰 요소로 다가왔다.
실수는 가산세라는 돈과 직결되는 업무들이 많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말을 걸기 쉬운 구조의 개방형 사무실이라니...
집중력이 산산조각 나기 쉬운 구조였다.
산만함이 내 기본 능력이 되어버렸다.
주변의 온갖 움직임이 나에게 자극으로 다가오고 방해요소가 되었다.
쉽게 말 걸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내가 하는 업무는 수시로 끊기고, 하나의 업무가 파편화가 되어 진행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 업무를 여러 번 한 것 같은 피로가 쌓였다.
시간에 쫒기는 경우에는 마지막 체크를 하지 못하고 일단 접수를 하게 되니 불안감도 커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자꾸 했던 업무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자꾸 불안해서 체크하고 또 체크하게 된다.
- 인스턴트 메세지
첫 번째 회사를 생각해보니 인스턴트 메세지가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았다.
카톡 채널과 메일이 주를 이뤘다. 개인 카톡은 말 그대로 거의 개인 카톡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일과시간에는 보지 않아도 무방했다.
두 번째 회사도 마찬가지다.
업무용 폰의 카톡과 메세지, 메일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세 번째 회사는 달랐다.
잔디 : 팀 간의 업무적 의사소통 수단
개인 카톡 : 회사의 단톡방, 공지방, 각각의 회사 직원들과의 목적에 이루어진 단톡방, 협업하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수단
카톡 채널 : 개인사업장들 위주의 의사소통 수단
플로우 : 자료를 많이 주고받아야 하거나, 까다로운 내용을 많이 다루는 업체들 위주의 의사소통 수단
메일 : 카톡 채널과 플로우를 이용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과의 자료 공유를 하기 위한 의사소통 수단
이것뿐만 아니라 세무프로그램 외의 보조적 수단까지 있지만 인스턴트 메세지에 어울리는 것만 해도 벌써 5개다.
딥워크에서 말하는 상시접속문화를 가장 잘 이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서 말하는 상시접속문화는 쉽게 말하면 즉시 확인하여 즉시 해결하는 것.
어딘가에 거래처에서 글을 올리면 가능한 한 빨리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 있다.
그렇지 않다고 회사는 네가 조절해서 답을 주는 시간을 정하고 체크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무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한두 시간만 방치해도 답을 안 하고 있다고 체크하라는 누군가의 메세지를 받게 된다.
그러한 문의들을 보면 진짜 내가 이런 것을 해야 하나 하는 '피상적 작업'들이 많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는 '세무'인데, 거래처에서 물어보는 많은 질문들은 '세무가 아닌 것'들이다.
'방역지원금은 어떻게 받나요?'
'사대보험 납입내역서는 어떻게 발급받을 수 있나요?'
'부가세 과세표준 증명원, 소득금액증명원 보내주세요'
'직원을 해고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등의 질문들이 많다.
일단 질문을 받으면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읽게 되면 바로 답을 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
'세무적인 게 아닌 기타의 문의에 시간을 많이 쏟고, 진짜 나에게 중요한 일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키보드 잘못 치면 100만 원이 1000만 원이 되는 순간에는 집중력 소모되어 멍한 정식으로 일을 하게 된다.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으로(진짜 중요한가?라고 생각 드는) 회사에 대한 특징, 히스토리는 머릿속에 남아있지도 않다.
이런 환경에서 탈피하려면 회사에 제안을 하거나 아니면 스스로라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책에서는 어떻게 하라고 시도하는가?
1. 몰두하라.
방금 몰두할 수 없는 환경인데 어떻게 몰두하라는 거....? ㅎㅎ
이건 스스로가 억지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동료들에게 이 시간만큼은 건들지 말아 달라고 공표를 한다거나,
방해받지 않는 시간대에 일을 한다거나 그런 환경을 조성한다거나.
어느 정도 나는 내가 집중 혹은 효율이 좋은 시간대는 알고 있다.
오전 시간 혹은 6시 이후.
그리고 책에서 말하길 딥워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고, 딥워크 프로라고 하더라도 4시간 정도가 한계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딥워크를 하려면 일과 이후에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 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일에 대한 생각을 ON/OFF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야근이 많아지고, 집중이 떨어지고 산만함이 많아진다.
불안하다 보니 계속 짧은 시간에 해낼 거야보다는 시간을 더 확보해서 낮은 효율로 하자....라는 생각이 든다.
2. 무료함을 받아들여라.
산만함을 극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두뇌가 즉각적인 산만함에 익숙하면 집중하고 싶을 때도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하는데 공감한다.
이미 나는 너무 즉각적인 산만함에 익숙해져 있어, 집중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자꾸 의미 없는 웹사이트 클릭질을 한다거나, 여기저기 페이지를 넘나 든다.
무료함이 때로는 필요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훈련의 키포인트는 '온라인'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3. 소셜미디어를 끊어라.
나도 소셜미디어에서 얻는 것도 없는데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져서 페이스북을 탈퇴했고, 인스타그램을 없앴다.
요즘은 다시 인스타를 설치했는데, 그러다 보니 여유시간 등에 자꾸 보게 된다.
냉정하게 보면 중요한 내용은 1도 없다.
남이 사는 이야기,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내 지갑을 열기 위한 광고들.
그리고 유튜브의 쇼츠, 이런 것들을 자꾸 보면서 시간과 집중력을 허비하게 된다.
이 점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라고 하는데...
스스로는 하기 어려운 부분. 자신이 없다.
4. 피상적 작업을 차단하라.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지 않고 자동 주행 방식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공감한다.
일을 할 때 대부분 어떻게 할지, 어떤 일이 중요한지 주도적으로 계획을 하면서 일하지 않는다.
그냥 쌓여있는 일을 해치우는데 급급하다 보니, 중요한 것 가벼운 것 급하지 않은 것, 급한 것 우선순위 뒤죽박죽에 끼어드는 일들 해결하느라 바쁠 뿐.
진짜 중요한 일을 그러다 보면 한 없이 뒤로 밀려, 해야 할 때쯤 보면 허겁지겁 해치우는 느낌이다.
계획을 세우고, 시간 블록을 만들라고 했는데...
시도를 해봤지만 세운 계획가 늘 맞지 않는다.
현대인의 주의를 빼앗는 세가지 트렌드 중 하나인 인스턴트 메세지가 가장 큰 방해요소다.
세 번째 회사에서 이전과 다른 업무 환경과 업무에 대해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너무나도 많은 업무들이 밀려들고,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스스로의 기대치와 회사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다보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차라리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는데 이게 그 맞는 변화인가?
나는 벌써 적응을 못하는 사람인가?라는 온갖 생각들이 들면서 자존감이 자꾸 떨어졌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업무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점이 부족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지금의 환경이 업무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고 책을 읽으면서 조금 위안이 되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집중하지 못하고 끼어드는 업무들이 많아 진짜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런 어려움에 있어서 상사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까?
그랬다면 이미 그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어떻게 바뀌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지 싶다.
책을 읽고 나서 적용할만한 내용이 있지만
읽으면서 오히려 머릿속만 더 복잡해진 기분이다.
어떻게 일해야 하나... 하고
